왜 그런지 몰랐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고등학생 때 왼쪽 발목 뒤쪽에 모기 한 방을 물렸는데 거짓말 안 하고 종아리만큼 부었었다. 그냥 모기 물리면 원래 좀 붓고 가렵기도 하니까 그런가 보다 근데 난 좀 심하다 했다. 일단 물리면 하얗게 붓기 시작하면서 점점 붓기가 퍼진다. 그러다가 그 붓기 주변으로 살 주변이 빨갛게 변하고 그게 한 동안 간다. 결국 가라앉기는 하지만 항상 살이 시커멓게 변한다. 그렇게 변한 내 피부의 색은 그 계절이 다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는 이 모든 게 스키터 증후군임 때문임을 알고 있다. 스키터 증후군은 모기의 침으로 발생하는 피부염증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은 모기에 물렸을 때 물린 자리가 심하게 붓고 부풀며 심하면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또한 발열 반응이 나타난다. 딱 나다. 물린 자국이 빨갛게 되는 게 아니라 그대로 하얗게 부었다가 붓기 전체가 빨갛게 변하며 그 부위가 뜨끈뜨끈하다. 붓기는 긁지 않아도 생기며 게다가 물리면 일단 일주일 이상 그 상태가 유지된다. 다행히 물집까지는 안 잡힌다. 하지만 물집이 잡힐 정도로 심하다면 감염의 우려가 있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모기를 정말 혐오한다. 심지어 추위를 많이 타고 더위를 전혀 타지 않는 내가 겨울을 좋아하고 여름을 싫어한다. 한여름은 차라리 낫다.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들고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즈음, 딱 요즘! 온도가 적절한 그 시기를 싫어한다. 웬만해선 한여름에도 반바지를 잘 입고 다니지 않는다. 이렇게 모기에 시달리다 보면 나름의 노하우가 생긴다.
진짜 별의 별 방법을 다 써 봤다. 손톱으로 십자가 모양 만들기부터 그냥 긁어서 일부러 상처 내기, 볼펜으로 꾹 누르기, 심지어 사혈 침으로 찔러 부황을 떠 본 적도 있다. 이 방법들은 시도했다 큰일 날 수 있다. 다행히 나는 아무 이상 없었지만 잘못하다 감염으로 이어져 일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렇게 물린 부위에 압을 가하면 진물인지 뭔지 투명한 액체가 찔끔 나오는데 그러면 가려움이 사라지긴 했다. 나는 그게 모기의 액이 빠지는 거라고 믿었었다.
위와 같은 무식하고 일차원적인 과정을 거쳐 지금은 나름의 루틴화된 노하우가 생겼다. 이 방법을 따르면 그래도 붓기에 덜 시달릴 수 있다. 물론 살에 검게 색소 침착은 남는다.
일단 모기에 물리면 딱 느낌이 온다. 가려움이 느껴지는데 보통의 가려움과 다르다. 그냥 피부 표면이 가려운 게 아니라 그 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가려움, 핏속에서 뭔가 쫙 모였다가 확 퍼지는 느낌이다. 그냥 안다. '아, 내가 모기에 물렸구나.' 그러면 역시나 곧 작고 하얀 붓기가 동그랗게 쏙 올라온다. 그리곤 작고 귀엽던 그 붓기가 한순간에 커지는 게 눈에 보인다.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 붓기가 번지기 이전, 물리자마자 처치를 취하는 게 가장 좋다.
1. 물린 거 알자마자 최대한 빨리 물로 씻는데 꼭 비누칠을 해야 된다. 비누도 꼭 알칼리성 비누여야 된다. 미용비누보다는 빨랫비누가 이 경우에는 더 나은 것 같다.
2. 비누로 씻어도 가려움이 느껴지고 붓기가 번질 때가 있다. 그러면 베이킹 소다 물에 타서 화장솜에 적셔 그 부위에 좀 올려놨다가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들어간 연고를 바른다. 집에 있는 벌레 물린데 바르는 대부분의 약에 들어간 성분이다. 만약 없다면 티트리 오일도 나름 효과가 좋다.
3. 솔직히 말하면 스키터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시중에 나와 있는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 별로 효과없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효과 별로 없다. 약 발라도 가려움이 때때로 참을 수 없게 느껴지는데 그때는 헤어드라이어를 활용한다. 가려울 때마다 드라이기 뜨거운 바람을 모기 물린 부위에 쐐주는데 그러면 가려움 사라진다. 나는 가려워서 자다 깨기도 하는데 그러면 무조건 드라이기로 뜨거운 찜질하고 버물리 바르고 다시 잔다. 보통 이렇게 하면 하루 이틀 내에 가려움도 사라지고 부기도 빠지면서 빨갛고 동그랗게, 크기는 좀 크지만 여느 다른 사람과 다름없는 모기 물린 사람처럼 보이게 된다. 흉은 나도 답이 없다. 그냥 좀 지저분해 보이지만 얼룩덜룩 살아야지.
4. 만약 이 모든 과정을 거쳤는데도 가려움이 여전하고 붓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하루이틀 지났는데도 뭔가 이 부위는 답이 없다 생각이 들면 그냥 스테로이드 연고 바른다.
정리하면 물리자 마자 비누로 씻고 약 바른 후 가려움이 느껴질 때마다 드라이기 뜨거운 바람 후 약 바르기 하루 정도 반복하다가 답이 없으면 스테로이드 연고 바르기. 하...... 정말 모기 싫어서 불편하지만 모기장에서 자는데도 물린다. 침대 사이즈보다 훨씬 큰 모기장을 또 사던지 해야겠다. 스키터 증후군은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생긴다는데 나는 살면서 면역력이 좋았던 적이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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