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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불행하고 나만 손해보는 것 같던 그 시절, 성장 영화 '지랄발광 17세' 줄거리 및 감상평

CULTURAL STORY

by 미슈티 2020. 3. 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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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를 막 넘기며 무료 영화를 찾다 제목에 끌려서 봤다.

'지랄발광 17세'

너무 노골적이지만 왠지 재밌을 거 같은 그런 제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었다.

 

 

17세 네이딘, 어느 날 갑자기 깨닫다!

자식보다 본인 인생이 더 중요한 엄마,

공부 잘하고 잘 생기고 인기 많은 엄마 아들,

이런 엄마 아들과 눈 맞은 10년 넘은 베프,

내 존재조차 모르는 짝사랑남,

고민을 상담해도 전혀 도움도, 위로도 안되는 돌직구 선생님까지,

내 주변은 무식하고 이기적인 인간들 투성이다.

그보다 더 끔찍한 사실은 지금 이 얼굴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

망했다…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다!

 

영화는 딱 저 내용이다.

더 설명할 것도 덧붙일 것도 없다.

 

줄거리

 

주인공 네이딘은 17살 소녀로 친구도 별로 없고 주변을 겉도는, 흔한 말로 아싸 학생이다.

게다가 본인은 잘 난 거 하나 없는데다 친구도 없고, 얼굴도 못 생겼기 때문에 인생에 답이 없다 생각한다.

그런 네이딘에게 유일한 친구가 있다.

크리스타다.

늘 다정하고 따뜻했던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친구 크리스타가 있어서 괜찮았다.

그 정도로 네이딘에게 소중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네이딘 오빠랑 눈이 맞았다.

오빠 이름은 데리언이다.

얼굴도 잘 생겼고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잘한다.

당연히 어디서든 인기 만점이다.

 

주변에서 데리언을 칭찬하며 늘 네이딘과 비교를 한다.

'어떻게 두 사람이 한 핏줄이란 말인가.'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네이딘은 데리언이 볼쌍사납고 재수없다.

 

네이딘 눈에 데리언은 멋진 척하고 그렇게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처럼만 보인다.

한 마디로 주변 시선만 의식하는 가식왕.

그런데 가장 친한 친구가 재수탱이 오빠와 눈이 맞았다니.

이 상황이 토 나와 더 이상 크리스타와 친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크리스타에게 나와 오빠 중 선택하라고 버럭 화를 냈다.

크리스타는 오빠를 선택했다.

진짜 외톨이가 됐다.

밥 먹을 사람이 없어서 선생님을 찾아가고,

고민 상담할 사람이 없어서 또 선생님을 찾아간다.

하지만 선생님은 얄궃게도 팩트 폭행을 하며 네이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네이딘은 지지 않지.

선생님이 상처 준 만큼 그대로 돌려준다.

선생님의 부족한 머리숱과 낮은 연봉을 빌미로 면전에다 대고 마구 씹는다.

그러던 중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

한국에서 온 부자애, 이름은 어윈 킴이다.

 

네이딘은 어윈이 본인을 좋아한다는 걸 알지만 모른 척한다.

그리고 필요할 때 불러서 같이 논다.

 

왜냐하면 네이딘에겐 오래도록 좋아하던 오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오빠에게 비참하게 차인다.

 

정말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고 비참하다.

인생이 도대체 왜 이런지 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세상에다 대고 있는 대로 짜증을 냈다.

 

그리고 세상 부러울 것 없을 것 같던 오빠도 사실을 많이 힘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

네이딘은 깨달았다.

이 세상에서 참고 견디며 사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 걸.

그렇게 네이딘은 한 뼘 성장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눈이 조금은 생겼다.

 

감상평

지랄발광 17세.

이름이 참 발칙하다.

주인공도 발칙하다.

하는 짓을 보면 진짜 철딱서니다.

예의없고 앞뒤없고 말 그대로 중2병 제대로 걸린 학생.

'저러니 친구가 없지' 싶은 마음이 드는데 또 이상하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만큼 주인공 역할을 맡은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연기를 잘했다.

 

그런데 사실 나는 네이딘보다 네이딘 오빠, 데리언이 자꾸 눈에 밟혔다.

잘난 캐릭터, 그거 때문이 아니라 참고 감내하는 캐릭터라서.

네이딘 나이 많으면 얼마나 더 많다고 동생 짜증 다 받아주고, 집안 가장 노릇하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참고 견뎠을까가 눈에 보여서 좀 안쓰러웠다.

네이딘 시점에선 '늘 내가 다 양보하고 오빠는 다 가졌지.' 지만 또 오빠 시점은 다를 수 있으니까.

오빠 시점으로 영화 만들었어도 영화 한 편 나오지 싶다.

 

네이딘은 '나만 불행하고 내가 제일 안 됐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걸 다 표출하고 남김없이 털어버렸기 때문에 나중에 뒤탈은 없을 거 같다.

 

영화가 귀엽다.

그리고 10대 때 나도 저랬나 생각도 해보고.

영화 보면서 네이딘 버릇없다 생각했지만 왠지 나도 저랬던 거 같기도 하고.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에 우울하고 재미없고 되는 일 하나도 없는 건 나밖에 없는 것 같던 시절.

대놓고 표현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날 받아줬으면 기대했던 시절.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별 거 아닌 거에도 세상 무너질 듯 반응하던,

지나고 보면 쪽팔리다 베개에 얼굴 파묻겠지만 누구에게나 있던 시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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