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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미국내 한인 사회가 불안하다는 기사를 보고 생각난 92년 LA 흑인 폭동 사건

미슈티 2020. 4. 2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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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미국 내 상황이 안 좋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90만 명, 사망자는 5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그런데 오늘 이런 기사를 봤다.

 

 

"코로나 때문에 직원을 많이 안 썼는데,

공기 통하라고 열어둔 뒷문으로

강도 2명이 2층에 올라가서 돈과 가방을 들고 갔어요.

일주일 전에 다른 가게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동양인 거주가 많은 캘리포니아주 지역에선

아시아계의 총기 구입율이 많이 증가했다고 해요."

 

"LA폭동이 작은 약탈에서 시작된 거라서

코로나가 지속되면 큰 범죄가 생길까 걱정이에요."

 

1992년에 LA폭동 사건이 있었다.

사실 나는 전혀 몰랐다.

비교적 최근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고 접했다.

 

이 기사를 보고 나니 92년 LA폭동 사건이 생각나 찾아봤다.

 

 

1992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무법천지였다.

흑인들의 폭동이 일어났기 때문.

 

폭동의 원인은 인종차별이었다.

특히 경찰의 흑인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 및 차별.

흑인들의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상태였다.

 

차별도 차별인데,

빈부의 격차도 너무 심했고

이래저래 흑인들에게 사회적 장벽이 너무 높았다.

 

그리고 폭동의 시작점이 된 사건이 발생했다.

 

로드니 킹 사건.

1991년 3월.

백인 경찰관 4명이 과속 운전한 흑인 로드니 킹을

차에서 끌어내린 뒤 무자비하게 폭행해 청각 장애인을 만든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이 촬영했고

폭행 장면이 방송에 고스란히 공개됐다.

 

당연히 경찰관들은 폭행혐의로 기소됐다.

 

1992년 4월.

그런데 백인 배심원들이

가해 경찰관 3명은 무죄, 1명은 평결 유보 판결을 내린다.

 

판결 소식을 들은 흑인들은 분노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폭동이 시작됐다.

 

흑인들은 지나가던 백인 운전자들을 차에서 끌어내려 구타했으며,

가게를 약탈하고 방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똥이 엉뚱한 쪽으로 튀기 시작했다.

바로 한인 사회.

 

미국은 로드니 킹 사건으로 폭동이 발생하자,

그 화살이 경찰과 공권력으로 향할까 우려해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 '두순자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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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순자 사건

1991년 3월.

LA 흑인 밀집 지역에서 슈퍼를 운영하던 두순자 씨.

주스를 훔치려던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와 실랑이를 하다가,

우발적으로 총을 쏴 살해한다.

 

두순자 씨는 살인죄로 기소됐고,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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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에선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두순자 사건을 앞세워

흑인 차별이 마치 한인 상인들 때문인 양 만들었다.

 

곧 흑인들의 분노는 한인 사회를 향했다.

2000개가 넘는 한인 상점들이 약탈, 방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집계된 피해 금액만 4000억이 넘었다.

 

그러자 한인 사회가 나섰다.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이 한인을 지키기 위해 LA 코리아 타운으로 모였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군대에 다녀온 남성들을 소집했고,

특기에 따라 보직을 나눴다.

 

한인 라디오 채널인 라디오 코리아는 실시간으로 제보를 받았고,

피해가 생기는 곳에 인력이 지원을 나갔다.

 

옥상에는 진지를 구축해 저격병을 배치했다.

예비군들이 모여 군대 체계를 갖춘 것.

총격전이 이어졌다.

미국 방송사들도 코리아타운의 총격전을 집중 보도했다.

 

상점 주인과 점원들이 소총, 산탄총 등을 무장하고

거리를 경비하며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 등이 방송됐다.

 

그리고 소문이 퍼졌다.

'코리아 타운 잘못 들어가면 죽는다.'

곧 한인타운은 안정세를 찾았다.

 

폭동 중 사망자가 60명이 넘지만,

한인 중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한 가지 놀라운 점.

한인타운에서 동원한 민간인 사용 금지 중화기 크기의 중화기는

모두 장난감 모형이었다고 한다.

 

폭동이 종식된 후,

부시 대통령은 폭동 피해가 가장 컸던 한인을 격려하고자

한인 방송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 한국인들은 진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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