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전세기 타고 온 이탈리아 교민들 격리 하루만에 자가격리 위반, 공무원 심부름 요청 등 말썽

미슈티 2020. 4. 2. 20:21
반응형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교민들에 대한 인식이 별로 안 좋았다.

이와 관련된 포스팅을 하기도 했다.

2020/03/21 - [끄적/사회] - [코로나19] 유독 이탈리아 전세기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이유

 

[코로나19] 유독 이탈리아 전세기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이유

이탈리아 상황이 나빠지며 이탈리아 교민들의 인터뷰가 나오기 시작할 때 마음이 안 좋았다. 갑작스럽게 상황이 악화될 때 그걸 겪는 두려움, 그 기분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더불어 낯선 땅에서 일을 겪고 있으..

anisnack.tistory.com

 

이 포스팅 이후에도 쭉 별로였다.

전세기 띄우는 건 정부가 보조해주는 건데 왜 이렇게 비싸냐느니,

200만 원이 비싸다느니 어쨌다느니.

 

그런데 어제, 그 이탈리아 교민들이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왔다.

너무 기뻐 '만세'를 불렀다는 그들을 보며, 정부에 감사를 표하는 그들을 보며,

'내가 너무 안 좋게만 봤나' 싶으면서 내심 짠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와우, 사람 빡치게 만들다니 참 이것도 재주라고 해야 할까.

 

1. 공무원에게 간식 심부름 요청

 

교민 중 누군가 민원을 제기했다.

밀라노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입국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몇 가지 명령 같은 부탁을 했다.

1.

직접적인 contact point가 없이 one way 방식으로만 본인들을 대하는 게 불편하니

two way communication이 되도록 카톡방을 만들어 달라.

(contact point니 one way, two way 하는 거 보고 진짜 현실 웃음 터졌다. 그래, 유학 생활 좀 하셨나 보다.)

 

아무튼 일방적인 통보보다는 서로 소통이 가능한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

 

2. 검사 진행 일정 및 격리 생활 관련 정보를 제공해 달라.

 

3. 수건은 며칠에 한 번 제공이 되는지, 빨래 비누로 직접 세탁을 해야 하는지 알려 달라.

 

4.

밥 반찬이 하나라 다른 거 주문해서 먹고 싶다.

이는 다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나의 깊은 뜻이 담긴 것이다.

그러니 아래 두 가지 옵션 중 선택해달라.

 

간식 등 음식물을 외부에 부탁해 공무원에게 전달하면 배달해 주기

or

문 앞에 돈 놔둘 테니 부탁하면 음식 좀 사다주기

 

이 얘기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여러 번 언급하던데 그냥 웃겼다.

안 좋게만 봐서 그런가, 솔직히 글에 오만함이 묻어난다.

말투는 굉장히 간곡히 부탁하는 것처럼 appreciation을 표하며 적었던데,

읽는 사람이 느끼기엔 order를 내리는 건가 싶었다.

영어 좋아하는 거 같아서 나도 영어로 좀 써봤다.

 

이 상황을 단단히 착각하는 거 같은데 본인 같은 사람 때문에 전체 교민 싸잡아 욕먹는다는 걸 알면 좋겠다.

하기사, 그런 거 생각하는 사람은 저러지도 않았겠지.

공무원은 본인들 입맛에 맞는 끼니, 간식 사다 주고 배달해주는 심부름꾼이 아니다.

지금 누구보다 바쁘고 힘든 사람들이다.

저렇게 해준다고 해도 면목이 없어 거절해야 할 판에 염치가 참 많이 없단 생각이 든다.

 

2. 자가격리 위반

이제 격리 하루 지났다.

근데 그새를 못 참고 벌써 자가격리를 위반하다니.

1. 한 남성 교민이 비상계단을 이용해 건물 지하의 편의점에 담배를 사려고 갔다.

2. 이탈리아 교민 외에 외부인이 없는데 손님이 오자 이상하게 여긴 직원은 신분 확인을 요구했다.

3. 신분 확인에 당황한 교민이 방으로 돌아와 이탈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이후 동선을 추적해 방역 조치를 취했고, 교민이 다녀간 편의점 주변도 소독 후 폐쇄했다.

더불어 직원도 격리됐다.

 

입소자들에게 무단이탈 안 된다고 여러 번 공지했으며,

교민이 이용한 비상계단에도 폐쇄 안내가 붙어있었다.

아직 고발 고치 등은 취해지지 않았다.

 

이제 격리 하루가 지났다.

그런데 벌써 이렇게 말들이 많이 나오니.

우한, 이란 교민들은 큰 잡음 없이 조용히 지나갔던 거 같은데.

(아, 도시락 불평한 우한 교민 한 명 빼고.)

 

오늘 또 2차로 이탈리아 교민을 태운 전세기가 도착했다.

1차 전세기를 타고 온 이탈리아 교민 중 한 명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전원 시설 격리를 하게 됐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다.

4월 1일부로 시설 격리는 10만 원의 비용을 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전세기 타고 온 교민들에 한해서는 그런 언급이 전혀 없다.

 

'국내 연고가 없는 외국인 등 시설 격리를 하는 경우 10만 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라고 기사마다 언급이 있는데,

이탈리아 교민들에 관해서는 아예 따로 구분해 언급하고 있으며 비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래서 엄청 찾아봤는데, 확실한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이런 댓글을 봤다.

 

'전세기 타고 들어와서 전원 음성 -> 자가격리,

이 경우 자가 격리할 곳이 마땅치 않은 사람은 시설 격리 -> 시설 격리 비용 10만 원

 

한 명 이상이 양성 판정 -> 시설 격리 -> 무료'

 

즉, 현재 이탈리아 교민들의 시설 격리는 무료다.

 

이거 사실인가?

근데 내가 기사를 엄청 뒤지고 뒤졌는데 아무런 언급이 없는 거 보면 무료 맞는 거 같다.

이탈리아 교민들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거 아는데,

격리 비용 10만 원 내는 게 맞다면 적극적으로 언론에서 써줬을 거 같다.

(이탈리아 교민 전세기도 언론이 띄워준 거라고 봐도 무방해서)

 

하지만 격리 비용 무료는 아직 오피셜로 정부가 발표한 것은 아니라서 정확한 건 아니다.

 

기사를 보고 너무 열 받아서 약간 흥분한 상태로 글을 썼는데 지금도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다.

저들이 뭐기에 호텔에서 무료 자가 격리하고 무료 검사받고 무료 치료받으면서,

공무원 심부름시킬 궁리나 하고,

자가격리 그거 하나 제대로 지켜달라 부탁하는데 그것도 못하는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흐려놓는다고,

가뜩이나 여론 안 좋은데 몇몇 사람 때문에 교민들 전체 싸잡아 머리끄덩이 잡히게 생겼다.

반응형